- NHK 대하드라마 ‘도요토미 형제!’가 무장 나카가와 기요히데를 배신자로 그려 또다시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 연고지인 오사카부 이바라키시와 오이타현 다케타시가 공동 항의문을 보냈고, NHK 회장이 공식 사과했다.
- 앞서 다케다 신겐이 떡을 먹다 사망하는 장면으로도 논란을 빚은 바 있어, 역사 각색 수위를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일본 NHK의 대하드라마 ‘도요토미 형제!’가 방송할 때마다 역사 해석을 둘러싼 진통을 겪고 있다. 이번에는 전국시대 무장 나카가와 기요히데가 아군을 배신하는 인물로 그려지면서, 그를 지역의 자랑으로 여겨온 지방자치단체들이 집단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드라마가 재미를 위해 실존 인물의 평가 자체를 뒤집는 수준으로까지 각색 범위를 넓히면서, ‘창작의 자유’와 ‘역사 왜곡’ 사이의 경계를 두고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달 23일 방송된 ‘시즈가타케의 결투’ 회차다. 극중에서 하시바 히데요시를 섬기던 나카가와가 아군을 배신하는 장면이 그려지자, 그의 연고지인 오사카부 이바라키시와 오이타현 다케타시는 방송 닷새 뒤인 28일 공동 명의의 항의문을 제작진에 전달했다. 두 지자체는 남아 있는 사료 기록과 비교해도 이 같은 묘사는 사실과 크게 어긋난다며 유감을 표했다. 지역 주민들이 오랫동안 지켜온 인물에 대한 존경심이 방송 한 회차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대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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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방송에서는 전국시대 영웅으로 꼽히는 다케다 신겐이 자신이 만든 떡을 먹다가 목에 걸려 갑작스럽게 숨지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신겐이 떡 때문에 사망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확실한 사료는 없으며, 기존 기록에는 그가 이전부터 지병을 앓고 있었다는 내용이 전한다. 정확한 병명조차 위암, 식도암, 폐결핵 등 여러 설로 나뉘어 있는 실정이다. 당시에도 누리꾼과 역사 팬들 사이에서는 “지나치게 과감한 각색”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NHK 대하드라마는 본질적으로 역사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사료를 토대로 한 극적 창작물이다. 기록이 남지 않은 공백을 상상으로 메우거나 복잡한 정치 구도를 단순화해 인물과 갈등을 또렷하게 만드는 연출 방식은 오랫동안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문제는 이런 관행이 실존 인물의 죽음이나 배신 여부처럼 그 사람에 대한 평가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설정으로까지 확장되면서, 단순한 ‘픽션’으로 넘기기 어렵다는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대하드라마는 등장인물의 연고지 관광 수요와 지역 이미지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하다. 그래서 해당 인물을 상징적 존재로 여겨온 지자체와 주민 입장에서는 방송 내용을 사소한 설정 오류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노우에 다쓰히코 NHK 회장은 지난 1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두 지역으로부터 항의문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며, 해당 인물에게 친숙함을 느껴온 많은 이들에게 불쾌감을 안긴 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등장인물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품은 존경과 애정을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무게를 다시 느꼈다고 덧붙이며 진화에 나섰다.
드라마의 흥행을 위해 갈등을 극대화하는 연출은 이해할 수 있지만, 실존 인물의 명예나 지역의 정체성과 직결된 대목까지 건드리면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이번 사태가 보여준다. 결국 관건은 ‘어디까지가 창작이고 어디부터가 왜곡인가’에 대한 제작진과 지역 사회 간의 사전 소통이다. 시청률과 화제성만 좇다 보면, 드라마가 쌓아온 신뢰라는 더 큰 자산을 잃을 수 있다.
📰 출처: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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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일: 2026-09-1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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