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노동당 정부가 연간 순이민 유입을 30만 명에서 2028년 22만5천 명으로 줄이는 이민 개편안을 발표했다.
- 워킹홀리데이 2·3년차 비자 발급을 대폭 축소하고, 대다수 유학생의 가족 동반 체류를 금지한다.
- 이민 반대 여론과 극우 원네이션당의 약진이 정책 전환의 배경으로 작용했으며, 농업계 등에서는 반발이 나온다.
호주 정부가 이민 문턱을 대폭 높이는 개편안을 내놨다. 토니 버크 내무부 장관은 현지시간 17일, 연간 순이민 유입 규모를 현재 약 30만 명 수준에서 2028년 22만5천 명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담은 이민 규정 개편안을 공개했다. 이번 조치는 워킹홀리데이와 유학생 비자라는 두 개의 큰 물줄기를 동시에 조이는 방식으로 설계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워킹홀리데이 비자 연장 절차다. 기본 체류 기간 1년을 넘겨 연장하려는 신청자에게 무작위 추첨을 적용하고, 2년차 비자는 연간 4만5천 건, 3년차 비자는 연간 5천 건으로 발급 상한을 낮췄다. 유학생의 경우 태평양 섬나라와 아세안 출신, 일부 박사 과정을 제외하면 가족 동반 체류가 원칙적으로 막히며, 상위 학위 과정으로 진학할 때만 학생 비자를 갱신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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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방문 비자에도 ‘체류 연장 불가’ 조항이 삽입된다. 관광 등 단기 목적으로 입국한 뒤 비자 종류를 바꿔가며 장기 체류하는 이른바 ‘비자 돌려막기’ 경로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비자가 만료된 외국인에게는 2주간의 출국 기한이 부여되고, 이를 넘기면 구금과 추방으로 이어진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단속 요원 100명과 이민자 구금 시설 수용 인원 250명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이 이민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의료·건설·교육·법 집행·국방·자원·농업·어업 등 핵심 분야의 숙련 인력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버크 장관은 이민이 호주에 근본적인 강점이라는 전제를 유지하면서도,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유입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식의 강압적 단속과는 선을 긋는 발언도 내놨다.
배경에는 팬데믹 이후 급격히 불어난 이민자 수와 그로 인한 주거비 폭등이 자리한다. 호주 연간 순이민은 2022년 53만8천 명까지 치솟은 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29만2천100명으로 줄었지만, 주요 대도시 집값 상승에 대한 불만은 여전히 뜨겁다. 이 틈을 타 이민 반대를 내건 극우 원네이션당의 지지세가 확대됐고, 버크 장관은 이번 정책이 정치적 상황에 급조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다만 이민 의존도가 높은 농업계 등 일부 산업에서는 노동력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 나오고 있다.
호주의 이번 조치는 ‘이민 축소’와 ‘숙련 인력 확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좇는 정교한 줄타기로 읽힌다. 문제는 워킹홀리데이와 유학생이 농업·서비스업 등 특정 산업의 실질적 노동력 기반이라는 점이다. 유입 총량을 줄이면서 산업별 인력 공백을 메우는 설계가 실제로 작동할지, 향후 1~2년의 비자 발급 통계가 이 정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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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일: 2026-09-1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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