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중동전쟁 장기화에 대응해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를 계속 유지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 산업통상부는 18일 10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고시하며, 직전 9차 고시에서 휘발유 1784원·경유 1773원으로 상한을 정한 바 있다.
- 전쟁이 끝났다면 이미 종료했을 제도지만 국제유가가 재상승하면서 당장 철폐가 어려운 상황이다.
중동 지역 분쟁이 좀처럼 수습되지 않으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석유제품 가격 상한을 정하는 최고가격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유류세 인하 조치도 연장하는 쪽으로 무게를 실었다. 당초 이 제도들은 전쟁 초기 기름값이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꺼내 든 카드였다는 점에서, 이제는 ‘임시 조치’가 장기 체제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산업통상부는 오는 18일 열 번째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고시할 예정이며, 이번에도 현행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2일 아홉 번째 고시에서는 휘발유 상한을 리터당 1784원, 경유는 1773원으로 정한 바 있다. 정유사가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이 제도는 시장 가격이 정부가 정한 선을 넘지 못하게 묶어두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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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제도를 계속 끌고 갈수록 정부의 부담도 함께 커진다는 점이다. 가격 상한을 유지하려면 정유사와의 마찰, 재정 투입 압박, 시장 왜곡 논란 등 여러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가 손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물가 관리가 여전히 최우선 순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기름값은 운송·물류·농수산물 등 연쇄적으로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리는 대표적 변수라, 여기서 상한을 풀면 체감 물가가 곧바로 흔들릴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최고가격제는 아직 여유가 있고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전쟁이 정리됐다면 지금쯤 종료했겠지만 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어 당장 끝내기는 쉽지 않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이 제도의 출구는 정부의 의지가 아니라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흐름이 쥐고 있는 셈이다. 전쟁이 언제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가격 통제의 수명도 결정되는 구조인 만큼, 당분간은 ‘유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장 주유소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반대로 시장 원리에 따른 가격 조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나중에 통제가 풀릴 때 나타날 반동이나 정유업계의 수익성 악화 우려는 잠재적 부담으로 남는다. 정부가 ‘언제, 어떻게’ 이 제도를 거둬들일지에 대한 로드맵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한시적으로 도입한 가격 통제가 외부 변수에 발목 잡혀 장기화되는 전형적인 흐름이다. 물가 안정이라는 명분은 분명하지만, 시장 기능을 오래 묶어둘수록 풀어낼 때의 충격도 커진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결국 관건은 ‘언제까지’가 아니라 ‘어떤 순서로 정상화할지’에 대한 청사진을 언제 내놓느냐다.
📰 출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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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일: 2026-09-1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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