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관리 책임’ 깜깜이 공장, 참사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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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①”의무인가요?” 안전공업 참사에도 외면받는 산단 화재 교육
②’참사 직결 항목 없었다’ 소방시설 집중된 화재 점검 한계
③’흩어진 관리 책임’ 깜깜이 공장, 참사 키웠다
(계속)

14명의 노동자가 숨진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에서 불법 증축 등 안전관리 사각지대가 잇따라 드러났지만, 이를 사전에 점검하고 관리할 책임 주체는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단지 내 공장 안전관리 권한이 지자체와 산업단지관리공단, 소방당국 등에 흩어져있는 탓에 위험 신호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20일 대전 대덕산업단지 내 안전공업 화재에서 시신 9구가 한꺼번에 발견된 불법 증축 휴게실은 건축물 대장에도 등재되지 않은 공간이었다.

그러나 화재 이후에도 해당 공간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건물 인허가권을 지닌 대덕구청은 건축법상 위반 건축물에 대한 조사와 행정처분 권한이 있지만, 민원이나 신고, 현장 확인 등의 계기가 있어야 점검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결국 참사 전까지 불법 증축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거나 안전성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산단 입주기업을 관리하는 대전산업단지관리공단과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전산업단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입주 계약과 기업 지원, 각종 인허가 업무가 주된 역할”이라며 “개별 공장의 건축물이나 화재 안전을 점검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역시 공장 내부 불법 증축 여부를 점검하는 기관은 아니다. 소방점검은 소방시설 설치와 유지·관리 상태를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공장 내부 공간 구조나 건축법 위반 여부까지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9명의 노동자가 숨진 불법 증축 휴게실은 구청과 산업단지관리공단, 소방당국 어느 곳에서도 상시적으로 들여다보지 않는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셈이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안전공업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공장 내부의 불법 증축이나 피난시설 관리 상태, 화재 위험 요소를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관리 체계가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초당대 손원배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재 산업단지 안전 관리 체계는 사고가 발생하거나 신고가 접수된 이후에야 문제를 확인하는 구조”라며 “위험 요소를 사전에 발견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기 점검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산단 내 화재 시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위험을 사전에 찾아내는 예방 중심의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송정보대 고왕열 재난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도 “건축 인허가 권한을 가진 지자체가 산업단지 내 사업장에 대한 사전 정기 점검을 수행하고 소방·산단 공단과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의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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